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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금융투자 가이드 | 아는 만큼 보이는 투자의 길, 똑똑한 투자자가 답입니다.

<사모펀드 #01> 사장님과 사모님의 투자클럽

<사모펀드 #01> 사장님과 사모님의 투자클럽

등록: 2018.08.31


 

강남의 대치동이나 목동 등 교육열이 높은 동네의 특징은 그룹과외가 발달했다는 것이다. 자녀의 성적에 맞는 유명 강사의 집중 케어를 받고 싶지만 회당 강의료가 백만원을 훌쩍 넘어가는 이들을 1:1 과외교사로 쓰기에는 수백억대의 자산가가 아닌한 부담스러운 일이다이를 위해 자녀와 성적이 비슷한 학생들을 모아 스터디 클럽을 형성하고 좋은 강사를 유치하는일종의 그룹과외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학부모의 능력으로 평가되고 있다이중자녀를 실제로 명문대에 진학시키는 등 성공사례가 있는 부모들은 그룹과외 코디네이터로 활약하면서 짭짤한 부수입도 올리고 있다고 한다

같은 맥락으로 대한민국 1% 재력가들의 자산관리에서는 금융기관에서 출시하는 사모펀드를 어떻게 가입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고수와 하수가 나누어진다. 사모펀드란 소수의 투자자들을 비공개적으로 모아서 주식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을 말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자본시장법상 49인 이하(99인으로 확대, 18 8월 예정)로 가입자 제한을 두고 있다. 

➊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8 10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일어난 글로벌 금융위기는 그 막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이런 가운데 LCD패널 1위 제조업체였던 LG디스플레이가 외화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해외에서 발행한 달러표시채권이 액면가격의 70% 정도 헐값으로 나왔다하지만 워낙 어려운 시기라 사겠다는 사람이 선뜻 나타나지 않았는데어느 날 풀린 물량이 조용히 사라졌다.

그러던 중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던 그때에 LG디스플레이 채권 투자자들의 대박 성공사례가 시장에서 흘러나왔다당시 강남의 투자클럽에서 결성된 사모펀드들이 이들 채권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는데 투자한지 6개월 남짓한 시기에 환차익을 포함하여 40% 가까운 수익이 났다는 것이었다당시까지도 많은 중국 펀드 투자자들이 반 토막 손실을 봤던 상황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과이다.

➋ 2009년 삼성생명의 상장 결정 발표와 더불어 증권사 IB 파트들은 비상장주를 블록딜(대규모 장외거래통상 거래가격보다 저렴하게 매입 가능) 형태로 매입했고 이를 담은 사모펀드들이 속속 출시되었다당시 K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판매한 이들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이듬해 100% 가까운 수익을 낼 수 있었다.

물론 사모펀드라고 다 성공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위와 같이 사모펀드에는 색다른 투자 성공 스토리가 많다대한민국의 슈퍼리치들이 사모펀드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바로 ‘일반인들은 하지 못하는 나만의 차별화된 투자수단이는 점에 매료되기 때문이다.

그럼 사모펀드는 주로 어디에 투자하며 어떻게 수익이 나는가사실 이에 관해서 
사모펀드만의 투자모델을 별도로 규정하기가 쉽지 않은데, 투자자 규모 외에는 별다른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투자자들에게 전문성과 자율성을 인정하여 다양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다만 사모펀드 중에 결성 빈도가 높은 유형을 수익-위험 구조에 따라 아래와 같이 분류하여 보았다.

통상 1년 이내의 단기이며 정기예금 금리보다 0.2~1.0% 가량 높은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대신 수익구조가 안정적이고 손실위험이 상당히 낮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예를 들어 발행사가 원금과 수익금을 지급보장하거나, 삼성전자 또는 POSCO 같은 우량 기업의 단기 부도를 손실조건으로 제시하는 식이다.

일반인들 입장에서 볼 때는 별 매력이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100억원을 가진 부자와 1000만원을 가진 서민은 자산관리의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르다예를 들어 100억원을 가진 부자는 수익률을 1%만 끌어올리면 1억원, 0.1%만 끌어올리면 1천만원의 추가 수익이 생긴다따라서 이런 유형의 상품들은 거액자산가나 법인들에게 인기가 많으며 금융기관 또한 마케팅 대상을 이런 고객들로 제한하는 경향이 있다수익-위험 구조는 앞서 언급한 상품 이외에도 다양한 구조가 있는데 대체로 안정성이 매우 높게 설정되어 있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라고 볼 수 있다예를 들어 주가가 반 토막만 나지 않으면 6개월 단위로 연 5~6%대의 수익을 주고 조기 상환되는 ELS(주가연계증권)를 펀드로 씌운 ELF(주가연계펀드) 등이 이에 해당된다이들 사모펀드의 만기는 통상 2~5년 정도이며 수익률은 손실위험 가능성에 따라 연 4~7% 사이로 보면 된다.(2018년 5월 현재 기준)

투자대상은 위에서 언급한 파생상품 외에 코코본드(신종자본증권) 같이 높은 금리를 주는 초장기 채권이나 대형 부동산에 대출을 해주는 대신 이자를 받거나 매입을 하고 임대료를 받는 형태의 부동산 등 다양하다주식의 경우 유망한 투자대상에 집중투자한 다음 목표수익률(5~7% 내외)에 도달하면 전액 채권으로 전환하는 목표전환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사모펀드 중에 유커(중국인 관광객)를 대상으로 영업 중인 호텔의3년 만기 대출 채권을 매입하는 구조를 예로 들어보자이 상품의 경우 담보인 호텔 감정가 대비 대출 비율은 70%에 불과했다다시 말해 호텔 가격이 30%이상 하락하지만 않으면 경매를 통해 원금이 보존되는 만큼 안정성이 매우 높았다.

게다가 연 5.15%의수익률을 고정금리처럼 지급해 주는 구조였는데 당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1.8%, 1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2.0%를 살짝 넘는 수준이었음을 감안할 때 안정성 대비 높은 수익성을 지녔다이런 이유로 펀드 모집 후 기관 및 거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상품은 빠르게 소진되었다.

일부 자금을 공모주에 투자해서 초과수익을 내는 구조의 사모펀드들도 종종 출시 되는 인기상품의 유형 중 하나이다대표적으로 BBB+등급 이하의 하이일드(highyield)회사채에 일정수준 투자하면 
종합소득세 분리과세 혜택과 공모주청약의 우선권을 부여하는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high yield fund)가 있는데, 2014년 삼성SDS와 제일모직 등 대어 공모주 물량을 우선 배정받은 펀드들은 당해 두 자릿수의 고수익을 내며 인기를 끌었다. 

앞서 본 금융위기 때와 같이 시장의 큰 변화가 생길 때는 위기와 더불어 그만한 투자의 기회도 생기는 법이다. 2008년 당시 ‘존 폴슨이라는 젊은 헤지펀드 매니저가 미국의 모기지 채권을 팔아서 남들 다 손실 볼 때 혼자 80%의 수익을 내었다는 일화는 상당히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도 2008년 이후 출시된 사모펀드들의 경우 이런 사례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대체로 외화채권이나 메자닌 증권(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에 투자해서 수익이 난 경우가 많은데앞서 설명한 LG디스플레이 외화표시채권 편입 사모펀드 또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정점을 치고 완화되어가던 2009년에 기아차(3)가 행사가격 6,880원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였고이를 편입한 메자닌 사모펀드들은 그 해에 10%가 넘는 성과를 기록하였는데 이 또한 같은 원리이다아직 주식투자에 대해 불안심리가 팽배하다 보니 비정상적인 수준까지 주가가 저평가된 것을 역 이용한 것이다당시1,500원까지 올라간 원/달러 환율로 양호한 수출 전망도 한몫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