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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자금 관리 #03] 손주보다 귀한 노후자금 마련 상품

[노후자금 관리 #03] 손주보다 귀한 노후자금 마련 상품

등록: 2018.12.14

재직 시절보다 퇴임 후 더 잘나가는 미국의 제39(1977.1~1981.1) 대통령 지미 카터의 손주 사랑은 남다르다그는 자식과의 관계는 얽히고설킨 이해관계로 껄끄러운 면이 있는데 반해 손주와의 관계는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어 마냥 사랑스럽기만 하다며 손주와의 여행을 빙자삼아 자식들과도 여행을 즐긴다고 한다그러나 이것도 어느 정도 돈이 있을 때 통하는 말이리라!

지미 카터는 전직 대통령으로써 연간 20만 달러 정도의 연금을 받고 있다여기에다 자신의 재산수입ㆍ강연료ㆍ인세 등을 합치면 꽤 많은 수입을 얻고 있을 것이다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가끔 손주에게 용돈을 쥐어주거나맛있는 것을 사 줄 수 있을 때 손주사랑이 빛을 발할 수 있지 않을까그렇지 못하면 손주에 대한 짝사랑이 지나쳐 자주 찾아주지 않는 자식을 원망하거나 과도한 가슴앓이로 우울증에 걸릴지 모를 일이다.

 

노후에는 아무리 많은 재산을 갖고 있더라도 그 재산에서 소득흐름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다재산이 밥을 먹여주지는 않는다재산에서 창출되는 소득이 있어야만 제때 밥을 해먹을 수 있음은 물론 가족관계도 돈독히 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68세의 동갑내기 A씨와 B씨의 사례를 보자. A씨는 2년 전에 똘똘한 한 채를 나중에 자식에게 물려줄 요량으로 전 재산(20)을 쏟아 부어 강남에 50평대 아파트를 장만했다이사 초기엔 가끔씩 찾아오던 자식들도 점차 발걸음이 뜸하더니 요즘은 명절 때나 잠깐 얼굴 내미는 수준이다덩달아 넓은 아파트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던 귀여운 손주들의 재롱도 기억에만 아롱거릴 뿐아파트는 늘 적막감에 휩싸여 있다. A씨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A씨가 전 재산을 털어 50평대 아파트를 살 때의 기대치는 이랬다각각 1 1녀를 두고 있는 아들과 딸 내외가 수시로 드나들고 70만원 되는 국민연금에 자녀들이 수시로 주는 용돈을 합치면 생활비와 손주들 용돈에 부족함이 없을 것 같았다더욱이 이 집은 나중에 자녀들에게 상속하겠다고 했으므로 자녀들의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손주들의 학년이 올라가고 최근의 경제사정 악화 등이 맞물리면서 아들과 딸의 가계 사정이 녹록치 않게 되자 상황이 급변했다자녀들의 방문은 뜸해졌고덩달아 지원도 줄었다국민연금만으로는 재산세와 관리비 등 비소비 지출을 빼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다어쩔 수 없이 젊었을 때의 절약정신을 되새기며 외출을 자제한 체 집안에만 틀어박혀 산다친구들이 불러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고사한다이러다간 나중에 친구들이 아예 연락을 끊을까봐 전전긍긍이지만친구들에게 얻어먹기만 하는 것은 A씨의 마음을 더 불편하게 만들 뿐이다그야말로 고육지책인 셈이다.

 

한 번은 자식들 몰래 주택연금을 알아봤으나 9억이 넘는 아파트는 신청할 수 없다는 말만 듣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최근엔 아파트 값이 급등했다며 좋아하는 자식들 눈치 때문에 씁쓸함이 더욱 짙어졌다. A씨는 전형적인 하우스푸어다.

반면에 A씨보다 재산이 적은 B씨는 전혀 다른 노후생활을 보내고 있다. B씨의 재산은 A씨의 절반 정도( 10)에 불과하다. 3년 전 B씨는 가족회의를 열어 우리나라의 건강수명을 감안할 때 앞으로 10년 정도 남은 건강한 노후를 활기차게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다리에 힘 있을 때 그동안 미뤄왔던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맘껏 그려가고자 한 것이다자녀들은 기쁘게 동의했고손주들은 할아버지의 멋진 선택에 아낌없는 박수를 쳐주었다.

이에 B씨는 전문가의 상담을 받고 재산으로부터 소득흐름을 창출하는 일에 착수했다먼저 전 재산(10)의 반을 투자해 강북에 30평대 아파트(5)를 구입했다동시에 주택연금에도 가입했다주택연금은 종신방식의 전후후박형으로 설계했다이 결과 B씨는 65세부터 74세까지 약 150만원을, 75세 이후부터는 약 100만원을 연금으로 받게 된다여기에 A씨처럼 국민연금에서 약 70만원이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고 있다이 둘만 합쳐도 74세까지는 매달 220만원그 이후부터는 170만원이 나온다.

B씨는 나머지 5억원을 활용해 더 많은 현금흐름을 창출하면서 다양한 위험에 대비하기로 했다먼저 은퇴생활 전반기를 인생의 프라임타임(prime time)으로 만들기 위해 개인연금과 펀드를 활용하기로 했다일시납즉시연금과 월지급식펀드에 각각 2억원을 투자했다일시납즉시연금은 종신연금형 15년 조기집중형(공시이율 3.3%)에 가입해 79세까지 120만원을그 이후부터는 60만원을 확보하기로 했다분배율 4% 월지급식펀드를 활용해 월 약 67만원을 확보하면서 물가상승에 대비하고 자본이득까지 추구하기로 했다.

이 결과 74세까지 B씨가 매달 확보한 현금흐름은 약 400만원, 75세부터 79세까지는 약350만원그 이후부터는 약 300만원이다. 75세부터 79세까지의 5년간은 급격한 생활비 감소에 대비한 일종의 완충지대이다.

남은 1억원은 비상자금 용도로 따로 관리하기로 했다이 중 5천만원은 주가지수연동형 펀드인 ETF에 투자하고나머지 5천만원은 1천만원짜리 정기예금 5개에 가입했다. ETF는 그야말로 장기투자로 고수익을 추구한 것이며정기예금은 만일에 있을지 모를 자금지출에 대비한 것이다정기예금을 5개로 쪼갠 것은 중도해지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B씨 집안엔 자녀와 손주들의 잦은 방문으로 온기가 가득하고, B씨 부부의 얼굴엔 웃음이 그득하다지금 B씨는 최근 간편 송금시스템인 토스를 배워 손주들의 생일이나 기념일 등에 용돈을 보내주고카톡을 통해 밀담을 나누는 즐거움에 푹 빠져 있다.

 표 에서 보는 것처럼 A씨는 B씨보다 재산이 두 배나 많다하지만 현금흐름은 B씨의 17.5~23.3% 수준에 불과하다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A씨는 자산규모에 만족한 반면에 B씨는 현금흐름에 주목했기 때문이다현역시절의 월급 같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없는 은퇴자들은 특히 B씨처럼 현금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은퇴자의 현금흐름은 지속성과 안정성이 중요하다지속성은 사망시점까지 현금흐름이 이어져야 한다는 것을,안정성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의 실현을 위한 현금흐름의 예측 가능성과 구매력의 유지를 뜻한다.

연금은 이러한 은퇴자의 현금흐름 속성에 가장 적합한 도구이다연금을 손주보다 귀한 노후준비 상품이라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연금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면 손주에 대한 내리사랑 역시 순조로운 반면에 현금흐름이 부족하거나 안정적이지 못하면 내리사랑 또한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자본주의 생리가 그렇다.

연금의 속성은 심플하지만 그 종류는 다양하고 내용은 복잡하다연금은 운영주체가 누구이냐에 따라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으로 나뉘고이들 각각은 다시 적용범위에 따라 다양한 연금제도로 분화된다공적연금에는 국민연금을 비롯해 공무원연금ㆍ사학연금ㆍ군인연금 등이 있으며사적연금에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이 있다사적연금은 세제적용이나 적립금운용 방식 등에 따라 다시 여러 형태로 세분화되고각각의 형태는 다시 자산을 축적하는 단계와 축적한 자산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인출 단계로 나뉜다.

 

이처럼 복잡다단한 연금을 어림짐작이나 주변의 이야기에만 의지해 선택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따라서 축적단계에 있든 인출단계에 있든 B씨처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결정하는 게 현명하다.

공적기관에서 운영하는 시스템을 활용하면 전문가와의 상담에 임하거나 스스로 플랜을 설계할 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연금소비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공적기관에서 운영하는 대표적인 시스템은 ‘통합연금포털 ‘금융상품 한눈에’ 등이다두 시스템 모두 금융감독원에서 운영하고 있다포털 사이트에서 금융감독원을 검색하고 홈페이지 접속하면   그림1  과 같은 홈페이지가 뜬다홈페이지 중간 부분에 두 시스템의 아이콘이 있다.